본문 바로가기

강의를읽다,세상을보다

나의 가장 큰 실패는 실패를 두려워했던 것입니다.

 

 

여러분들도 혹시 저처럼 새해에 여러 가지 목표를 세우고 또 지금은 열심히 실천하고 도전하고 있지 않나요? 저 또한 올해는 사업을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사실 12월부터 준비를 했었고, 1월에 정식으로 마켓 오픈을 했는데 저의 예상과 다르게 수입은 거의 제로에 가까웠습니다. 남편은 처음이니까 괜찮아, 나는 너를 믿어, 최소 몇 달은 해보자의 위로를 해주지만 저는 생각보다 멘털이 너무 약한 사람이었어요. 전형적으로 도전은 좋아하면서 실패는 하기 싫은 사람! 처음의 희망찬 모습은 온데간데 사라지고 지금은 그냥 주저앉고 싶은 심정이에요.

 

그런데 그것은 내가 원하는 길이 아니기 때문에 우선 속도를 줄여볼까 합니다. 난 분명히 기대하는 미래가 있으므로 포기보다는 페이스 조절이 낫겠다는 판단이 내려졌어요. 그래서 조금 더 에너지를 모으고 숨을 고르면서 천천히 나아가 볼까 합니다. 오늘의 강의는 100% 저를 위한 강의였어요. 성공하신 분은 분명 실패를 수없이 겪어봤기 때문에 그분들의 이야기가 듣고 싶었어요. 제가 가장 애용하는 B612를 만드신 분, 지금은 인공지능 회사를 운영 중인 남세동 대표님의 이야기를 함께 보실까요?

 

 


 

 

 

 

 

 

 

1998년 제가 20살 때 SayClub이란 걸 만들었습니다. 채팅을 하고 음악을 듣는 사이트였어요. 그 당시 가입자가 2천만 명이 넘었고 한국의 30대와 40대는 아마 다 한 번은 써보거나 아시는 서비스 일 겁니다. 저 혼자 만든 것이 아니지만 제가 주된 역할을 했기 때문에 굉장히 뿌듯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이 좋았고 소프트웨어 세상이 꼭 제 세상 같았습니다. 그러다가 9년 뒤 2007년에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들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테스트 탑도 노트북도 안 쓰고 스마트폰을 쓸 거라고 합니다. 그런데 저는 호들갑이라고 생각했어요. 화면도 작고 키보드도 없고 마우스도 없는데 어떻게 그 작은 것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그런데 지금은 스마트폰이 실제로 우리 세상을 모두 바꿔 놓았습니다.

 

 

소프트웨어는 5년이면 강산이 변하는 세상인데요. 더 이상 이 소프트웨어 세상은 인터넷 세상이 아니고 모바일 세상이 돼버렸어요. 그리고 저는 거기에 뒤쳐진 사람이었고요. 소프트웨어 세상이 멀고 낯설게만 느껴졌어요. 그때 제가 다니고 있는 회사는 모바일로 대 변신에 성공을 했고 큰 성공을 했습니다. 어느 날 대표님이 저를 부르면서 이제는 셀카의 세상이 올 거라고 말씀하시면서 셀카를 만들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모바일 세상도 싫고 모바일 세상에서 성공한 분의 말도 듣기 싫었어요. 그런데 막상 떠나려고 해도 제가 갈 곳은 딱히 없었어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억지로 만들어보기로 합니다. 

 

 

 

 

 

 

 

 

모바일 세상은 인터넷 세상과 가장 다른 특징은 아주 작고 아주 빠르다는 거예요. 그래서 팀원들과 한 달 만에 만들었고요. 넣고 싶은 모든 기능을 다 빼고 오로지 셀카에만 집중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게 B612입니다. 출시한 지 1년 만에 1억 다운로드를 달성했고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어플 중에 하나입니다. 여러분들의 사랑을 많이 받은 앱이지만 저한테는 굉장한 오기, 실패, 반성의 뜻을 담긴 선물이었습니다. 그전에 저는 실패를 굉장히 받아들이기 싫었던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떠날까도 생각을 하다가 어쨌든 한 번이라도 실패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나서 유심히 관찰하다 보니까 괜찮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 그래서 저때 제가 조금 더 실패와 친하게 마음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알게 모르게 했던 거 같습니다.

 

 

그리고 2016년에 알파고가 나왔습니다. 세상이 뒤집혔고 난리가 났습니다. 예전의 저였다면 또 사람들이 호들갑을 떠네 라고 생각했을 거 같아요. 그런데 저는 아이폰의 충격과 실패를 경험해봤기 때문에 저게 더 이상 그렇게 보이지 않았어요. 알파고가 바로 다음 아이폰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인공지능을 공부해야겠다고 마음을 강하게 먹었습니다. 

 

 

 

 

 

 

 

 

저는 세이클럽 때 경험도 있고 b612의 경험도 있고 게다가 인공지능을 공부하고 있어서인지 아주 많은 분들이 연락 주셔서 창업을 권유했어요. 돈이 있는 개인이나 회사는 10억, 20억씩 투자까지 해준다고 했습니다. 저는 창업이 굉장히 겁났어요. 왜냐면 실패할게 뻔하기 때문에 너무 겁났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아주 큰 회사에서 연락이 왔어요. 카페에서 차를 마시는데 대표님이 저에게 100억을 주겠다고 합니다. 많은 고민을 했지만 거절할 수 없는 기회라고 생각해서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멤버들을 열심히 모았어요. 

 

 

거의 창업 절차가 마무리될 때쯤 전화가 아니라 메일이 왔습니다. 메일에는 미안하다, 투자를 취소하겠다, 하려는 사업 잘하길 바란다의 내용이었습니다.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괜찮아요. 왜냐하면 몇 달 전에만 해도 100억이라는 돈이 저한테 있지도 않는 돈이었으니깐요. 그리고 준비과정에서 제가 수천만 원을 썻는데요. 그것도 괜찮았어요. 다시 벌면 되니깐요. 그런데 저를 믿고 저와 미래를 함께 그리고 있던 멤버들 5명한테 이 미안함이 이루 말할 수가 없었어요. 이 친구들의 인생을 망친 것만 같아 너무나 괴로웠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전에 한 20년 생활한 게 그렇게 엉망이 아니었는지 많은 분들께서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셨어요. 저희 업계의 한 대선배께서는 아무리 안 좋은 일이 있는 가운데에도 항상 좋은 일을 찾을 수 있다. 무조건 좋은 면이 있다고 말씀을 하셨어요. 그래서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고 다시 마음을 붙잡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사업을 하다 보니까 그 당시에 겪었던 그런 지옥 같던 경험들이 도움이 되었어요. 크게 2가지를 말하자면 첫 번째는 사람을 구하는데 굉장히 도움이 됐어요. 스타트업을 하면 사람 구하기가 되게 힘든데 워낙 그 사건이 유명해지다 보니까 저도 유명해지고 회사도 유명해졌어요. 그래서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많았고 좋은 개발자 좋은 디자이너들을 잘 구할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는 제가 맷집이 굉장히 강해졌어요. 사업을 하다 보면 당연히 크고 작은 힘든 일이 많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저는 그런 일이 있을 때마다 그래 봐야 뭐 100억만큼 되겠어, 그것도 이겨냈는데 하면서 맷집이 굉장히 강해졌어요.

 

 

사실 진짜 큰 실패는 제 인생 전반에 걸쳐서 저와 함께 했어요. 그것이 바로 실패를 두려워했다는 것입니다. 뻔하게 될 일을 한다를 우리는 도전이라고 하지 않아요. 쉽지 않을 일을 하고 어려운 일을 하고 안될거 같은 일을 할 때 도전이라고 합니다. 실패의 가능성이 클수록 큰 도전을 한다고 합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도전하는 게 좋았어요. 도전하는 삶을 꿈꿨어요. 그런데 실패는 하기 싫었어요. 그런데 그 큰 사건을 겪고 돌이켜보면서 깨닫게 됐어요. 실패는 하기 싫고 도전을 하고 싶으면 그 두 가지는 절대로 동시에 이룰 수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저는 그것을 모르고 실패가 하기 싫어서 늘 실패를 피해왔던 거예요. 꿈꾸던 삶을 살지 못하면서 스스로를 불행하게 만들었던 거 같습니다. 실패는 피할 수 없음을 깨닫고 나서는 실패와 아예 친하게 지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저희 회사는 인공지능 스타트업입니다. 크게 지금 3가지 아이템을 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영상 편집기 브루, 인공지능 모바일 스캐너 브이 플랫, 인공지능 손글씨 온글 잎이 있는데요, 사용자들 반응이 3가지 다 굉장히 좋습니다. 어떤 사람은 어떻게 단기간에 좋은 아이템을 3가지나 찾았냐고 묻습니다. 그런데 사실 그 3가지 아이템을 찾기 전까지 저희는 20가지 아이템을 시도했어요. 예전에 저 같았어도 20가지의 시도는 할 수 있었을 거 같아요. 왜냐하면 저는 도전을 좋아하니깐요. 하지만 20가지를 시도하고 3가지 아이템이 나왔다는 거는 17가지의 실패가 있었다는 거잖아요. 그 17번의 실패는 견디기 힘들었을 거 같아요. 왜냐면 저는 실패하기 싫고 실패하면 도망치고 싶고 실패를 인정하기 싫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제 저는 실패와 절친이 되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에 실패를 더 이상 싫어하지 않아요. 이것은 당연히 도전하다 보면 어쩔 수 없는 거고 도전을 계속했기 때문에 좋은 아이템 3가지를 찾았다고 생각하고 그것이 바로 비결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오늘 여러분에게 실패를 권하자고 나온 게 아닙니다. 그렇다고 여러분 모두에게 도전을 권하고 싶지도 않아요. 하지만 저처럼 도전이라는 말을 들으면 가슴이 뛰고 도전하는 삶을 살고 싶다 하는 분들께는 한번 생각해 보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과연 실패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는가. 제가 생각해서 내린 결론은 도전의 기댓값은 실패다입니다. 도전하는 삶을 살고 싶은 분들께는 실패와 좀 더 친하게 지내시길 권해 드리고 싶습니다. 마지막 제가 좋아하는 격언 한마디 외치고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진인사대천명! 

 

 

감사합니다. 

 

 


 

 

 

www.youtube.com/watch?v=LqxDRHj3YGI

 

 

 

해당 영상은 세바시에서 다시 볼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