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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를읽다,세상을보다

가정과 직장이 행복해지는 존중의 힘

 

 

오늘은 개인적으로 너무 선물 같은 강연이었습니다. 강사님이 아내와의 대화에서 일어난 문제를 말씀하시는데 저는 제 얘기를 하는 줄 알았습니다. 매사에 말로 이겨야 하고 내가 옳은 것을 어떻게든 증명해야 하는 사람. 상대방이 원한 건 공감이고 이해인데. 왜 자꾸 저는 옳은 얘기만 하대는 지.. 우리 남편한테 나란 여자는 어떤 와이프였을까요? 부담스럽고 힘든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을까요?

 

오늘의 강의를 보고 이젠 알겠어요. 제가 가장 부족했던 건 사람을 존중할 줄 몰랐던 거예요. 그 사람이 그렇게 행동했던 이유와 마음을 보지 않고 내가 보이는 데로 판단과 평가를 해버렸어요. 그리고는 당당하게 나의 감정을 드러내면서 비판을 더해 네가 틀렸다고 못을 박아버리죠. 자존감이 낮아서일까요? 지기 싫어서일까요? 저는 그냥 대화를 할 줄 모르는 사람이었던 거 같아요. 그래도 그런 나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려고 용기를 내봅니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자가 진찰을 했으니, 이제 고치기만 하면 됩니다. 여러분들도 작은 것도, 미운 것도, 부족한 것도 다시 볼 줄 아는 그런 Respect을 꼭 해보시길 바랄게요!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나태주 - 풀꽃>

 


 

 

 

 

 

 

제가 예전에 중학생들한테 사람을 존중한다는 게 뭡니까?라고 물어본 적이 있는데 어떤 중학생이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존재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다 라고 대답했어요. 맞습니다. 사람의 존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존중입니다. 부끄럽지만 저는 공익근무를 했습니다. 많은 친구들이 조롱하고 비난을 했었어요. 저희 아버지는 해병대 수사대 나오셨거든요. 그런데 훈련소 4주에 있는 동안 아버지한테 편지를 받았어요. '민호야, 국방의 의무는 어디서든지 잘할 수 있다. 네가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 해라. 아빠는 그게 자랑스럽다'라고 얘기를 해주셨는데 그때 느낀 감정이 존중의 감정인 거 같아요. 나를 있는 그대로 아버지가 봐주셨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던 거 같아요. 

 

 

 

 

 

 

 

 

저는 직업이 영어 선생님이다 보니까 존중 'Respect'라는 말을 한번 찾아봤어요. Re는 다시라는 뜻이 있고 spect는 보다는 뜻이 있습니다. 그래서 다시 보다의 의미가 있습니다. 아마 아버지가 저를 처음 봤을 때는 아들이 좀 멋있게 해병대를 가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을 수도 있었을 텐데 아버지는 저를 Respect 해주셨던 거 같아요. 다시 한번 보니 그래, 어디서든지 최선을 다하는 게 더 멋진 일이 아닐까. 다시 본 것의 힘이 Respect가 아녔을까 싶습니다. 그럼 여러분들은 주변 사람들과 잘 Respect 하고 계신가요? 우리가 무엇을 다시 보고 무엇을 존중하고 살 수 있을까요? 저는 오늘 3가지를 얘기할 건데요. 

 

 

 

 

 

 

 

 

첫 번째는 바로 '우리가 작다'라고 생각했던 것에 대해 생각해볼까 합니다. 혹시 매사마골(买死马骨)이라는 사자성어를 아시나요? 죽은 말의 뼈를 사다라는 뜻입니다. 춘추 전국 시대에 왕이 천리마가 필요했데요. 그런데 백성들이 말을 팔지 않았어요. 제값을 못 받거나 빼앗길까 봐 겁을 먹은 거예요. 그때 어떤 하급 관리인이 제가 해보겠습니다 라고 나섭니다. 그리고 말의 뼈를 사 온 겁니다. 그래서 왕이 왜 말의 뼈를 사 왔느냐고 묻자 관리인은 잠시만 기다려보세요 라고 합니다. 그리고 얼마 후 천리마를 가진 사람들이 왕궁으로 몰려왔데요. 알고 보니 죽은 말의 뼈도 저렇게 값을 치러줬는데 살아있는 말은 얼마나 큰 값을 쳐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거죠. 

 

 

 

 

 

 

 

 

제가 예전에 정유정 영화감독님을 도와서 스피치 고치로 리허설을 했는데 그날따라 사람들이 굉장히 적극적으로 손을 들면서 참여도가 높았어요.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제 기억으론 처음에 이분이 딱 발표가 끝나고 한분이 쭈뼛하면서 손을 들었어요. 얘기를 했는데 그 의견이란 게 내용을 잘 들었으면 알 수 있었을 텐데 싶은 내용이었어요. 그런데 장윤정 감독님은 '그런 얘기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좀 놓칠 수 있는 부분이었는데 그 부분 조금 더 보완해서 잘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얘기를 하니까 갑자기 사람들이 막 손을 드는 거예요. 장유정 감독님은 아셨던 거 같아요. 뮤지컬, 영화감독으로서 50명, 100명 이상의 사람들을 동시에 효율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방법은 존중이라는 것. 서로의 의견을 존중했을 때 더 많은 아이디어가 나온다는 것을 아셨던 거 같습니다. 

 

 

 

 

 

 

 

 

두 번째는 미운 것도 다시 보기입니다. 여러분이 최근에 대화를 나눴던 사람들 중에서 기분 좋은 대화를 했던 사람들이 있을 수 있고 조금 기분이 안 좋은 대화를 했을 때도 있을 겁니다. 그 미운 사람도 다시 한번 보면 어떨까요? 고등학교 때 어떤 선생님한테 제가 상담을 부탁드렸어요. 그런데 선생님이 상담을 하시다가 꾸벅꾸벅 조시는 거예요. 그래서 기분이 너무 안 좋아서 사람들한테 그 선생님 욕을 하고 다녔어요.

 

 

그런데 사는 게 참 웃긴 게 제가 선생님이 되었고 제가 누구 상담을 하다가 존 거예요. 갑자기 소름이 돋으면서 깼어요. '이제 큰일 났다. 애 이제 엄청 욕하고 다니겠다'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친구가 제 칭찬을 하고 다녔다는 거예요. 머라고 했냐고 물어봤더니 그 친구가 '선생님 엄청 피곤하신 와중에도 상담을 해주셨어'이렇게 말을 했다고 합니다. 아마 그 친구는 다시 보는 능력이 있었던 거 같아요. 저도 수업할 때 꾸벅꾸벅 조는 학생이 눈에 보일 때가 있어요. 처음에는 잘 거면 왜 왔지?라는 마음에 나쁜 소리가 들리는데 다시 봐야 되겠다 싶어서 학생에게 무슨 피곤한 일이 있는지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선생님 저 공모전 준비하느라고 두 시간밖에 못 잤는데 선생님 수업 들으려고 온 거예요' 사실은 저의 엄청난 아군인데 저에게 다시 보는 능력이 없었기 때문에 그 사람을 아군조차도 적군으로 봤던 경험이었습니다



 

 



 

 

 

세 번째는 부족한 것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문단열 선생님이 기억에 남았던 이유는 저를 존중해주셨어요. 제가 틀렸을 때 다른 선생님은 '어! 그거 그렇게 하면 안 돼! 이렇게 해 봐'라고 바로 지적을 해주시는데, 빨리 고칠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초보 입장에선 자신감을 잃게 되고 두려움을 느낄 수 있더라고요. 그런데 문단열 선생님은 '어 민호! 한번 해봐, 한번 해봐'라고 말씀을 해주시면서 제가 딱 했을 때 '아 100점! 잘했어! 120점 될 수 있는 방법 알려줄까?'라고 합니다. 그런 얘기를 들으니까 너무 자신감이 생기고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그때 되게 잘했다고 생각을 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선생님 입장에서는 제가 얼마나 부족해 보였을까요? 선생님 입장에서 보면 저는 늘 부족하고 도와줘야 될게 많은 사람일 수 있겠지만 제 입장에서 다시 보면 최선을 다해서 노력을 했구나라고 다시 봐주신 게 아닐까 싶습니다. 주변에 혹시 저처럼 부족한 모습을 보이는 사람이 있다거나 아니면 스스로 부족한 점이 느껴질 때 다시 한번 존중해주면 어떨까요? 그 부족한 것이 충분한 것이 되어서 다시 나타날 수도 있으니깐요.

 

 

 

 

 

 

 

 

제가 오늘 존중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봤는데요, 사실 저는 존중하지 못해서 조금 안타까운 과거가 있습니다. 사랑하는 아내와 결혼을 해서 행복하게 살 줄 알았는데 언젠가부터 아내가 대화를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정말 간절하게 부탁해서 얘기를 하자고 했더니 아내가 하는 말이 '오빤 말 너무 잘하잖아, 내가 무슨 말 한마디만 꺼내면 오빠가 더 설명하고 어떤 상황 속에서 마찰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이야기를 하면 오빠는 어떻게든 얘기를 해서, 늘 나만 항상 나쁜 사람이고 오빠는 옳은 사람이니까 오빠랑 얘기하면 무조건 지는데 내가 왜 얘기하냐고' 하더라고요. 너무 충격이었어요. 저는 대화를 잘하는 줄 알았거든요. 저는 그냥 혼자 말을 잘하는 사람이었어요.

 

 

그런 얘기 들어보셨나요. 전쟁에서 백전백승하면 훌륭한 장수지만 가정이나 직장에서 백전백승하면 외로워진다고. 누가 그 사람과 얘기를 나누겠습니까? 저는 그렇게 살고 있었던 거 같아요. 이제는 조금 고치고 있습니다. 아내가 얘기할 때 다시 보려고 해요. 작은 것도 큰 것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서 사소한 얘기들도 같이 대화 나누려고 하고요. 부족한 것도 큰 게 될 수도 있다. 그리고 혹시나 살다 보면 조금 미운 것도 생기잖아요. 다시 보면 칭찬할 거리가 될 수도 있겠다. 세상이 저에게 보여줬던 존중의 태도로 다시 얘기를 하려고 하다 보니깐 지금은 딸 둘과 아주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는 존중하는 방법을 모르는 게 아니라 안 하고 있는 걸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제가 아는 분 중에 레크리에이션을 정말 잘하는 형님이 계세요. 그런데 그 형님이 어느 날 술자리에서 명절에 친척들하고 레크리에이션을 했다고 하는 거예요. 저는 놀래서 매일 하는 레크리에이션을 왜 명절에 또 했냐고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내가 제일 잘하는 걸 가족들한테는 안 해줬다고 하더라고요. 우리한테 존중이 그 형님의 레크리에이션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는 사실 비즈니스 관계로 만난 사람들하고 존중을 하잖아요. 살짝 거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의견 차이가 있어도 인정해주고 존중해주고 다시 봐주고, 그리고 좀 부족하다 싶을 때도 충분히 잘했다고 격려해주고 잘해줍니다. 그런데 늘 그 자리에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가족들, 늘 언제까지나 내편일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한테는 그 레크리에이션을 하지 않는 게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오늘 강의를 하면서 다시 한번 떠올렸고요. 열심히 다시 보고 존중하고 살아가도록 하겠습니다. 아래의 시를 아시나요? 이게 Respect의 의미인 거 같습니다. 다시 한번 보고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것. 같이 읽으면서 마무리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나태주 - 풀꽃>

 

 

이런 존중의 마음으로 꽃밭을 만들어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www.youtube.com/watch?v=Hw7LQCV6Lmo&t=302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