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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를읽다,세상을보다

정신과 의사인 저랑 친하게 지내야 합니다

 

 

 

저는 사실 아이를 키우면서 아동발달센터를 여러 번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특히 유아 같은 경우 말로 표현을 완벽하게 할 수 없기 때문에 왜 자주 우는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다 알기는 힘듭니다. 그래서 저는 전문가를 찾아갔고 결과적으로 아주 만족스러운 상담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주변 엄마들은 제가 아동발달센터에 갔다고 하면 마치 엄청 대단한 일을 한 거처럼 멋있는 엄마라고 합니다. 사실 저는 우리 아이를 더 알고 싶어서 또 이 시기에 엄마는 어떻게 해줘야 하는지를 몰라서 도움을 받으러 간 거뿐인데 말이죠. 본인들도 이런 적이 있는데 그냥 참고 넘어갔다고 하는데, 참고 견디는 건 올바른 치료법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분명히 참는 과정에서 아이와 엄마는 모두 힘들고 긴 시간을 겪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저는 정신과 혹은 이런 전문가 상담을 굉장히 애용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 보면 여전히 많이 주저하고 꺼려하는 게 보입니다. 지금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크고 작은 우울증과 정신질환을 앓고 있습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 꼭 한마디 하고 싶습니다. 친구와 커피 타임 한다 생각하시고 정말 부담 없이 한 번만 다녀와 보세요. 장담컨대 분명히 좋은 결과를 얻으실 겁니다. 보통 첫 상담 비용이 5만 원에 불가하기 때문에 꼭 치료 목적이 아니라 내 마음을 알고 내 아이를 알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에 절대 그 값어치를 합니다. 

 

 


 

 

 

 

 

 

 

여러분은 병원을 자주 가시나요? 어떤 분들은 조금만 아파도 병원을 찾아가는 사람이 있고, 또 어떤 분들은 참다 참다못해 마지막에 병원을 가기도 합니다. 우리는 보통 몸이 아프거나 불편하거나, 몸에 변화가 생기거나, 혹은 내가 지금 건강한지 확인하려고 병원을 갑니다. 사실 정신과도 똑같이 이용하면 되는데, 정신과는 왠지 나와는 거리먼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우리 국민 중이 4명 중에 1명이 정신질환을 겪고 있습니다. 알코올 중독을 예를 들자면, 500명 중 60명 이상이 알코올 사용장애, 혹은 알코올 중독을 앓고 있습니다. 아래와 같이 간단한 CAGE 검사를 통해 셀프 진단을 해볼 수 있습니다. 

 

 

 

 

 

 

 

 

이중에 2가지 이상이면 전문가와 상담이 필요합니다. 저도 정신과 의사가 되기 전에는 위험 음주였고 저 같은 경우 C와 G에 해당이 됐습니다. 경각심을 갖고 술을 줄이기 시작했고 이젠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마시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분은 본인이 아프다는 걸 알아요. 정신과 혹은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걸 알면서도 정신과에 가지 않은 분들이 있습니다. 이분들은 자기 나름대로 치료방법을 찾습니다. 그중 가장 많이 선택하는 게 독서입니다. 우울증이나 무기력증 자살사고를 치료하기 위해서 병원에 가지 않고 심리 관련 서적, 자기 계발 서적을 읽습니다. 물론 내가 지치고 힘들 때 그런 책이 나를 위로해줄 수 있고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신질환은 독서보다 병원을 가서 치료를 해야 하는 게 맞습니다. 

 

 

 

 

 

 

 

 

독서 다음으로 많이 하는 건 음주입니다. 내 불안이나 우울감을 치료하기 위해서 술을 드십니다. 저희 과에서는 셀프-메디케이션 자가 투약이라고 하는데 정신과적인 증상을 경감시키기 위해서 술을 일종의 치료제로 사용하는 겁니다. 술을 드시면 우리 뇌에 그 보상회로라는 게 있습니다. 이 술이 보상회로를 자극하면 도파민이라는 물질이 나와요. 이 도파민이라는 물질이 나오기 시작하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느낄 수 있는 어떤 소소한 행복 그거랑 비교할 수도 없는 강렬하고 자극적인 쾌감을 줍니다. 그래서 이술이 주는 쾌락에 길들여지면 웬만한 자극에는 만족하지 못하고 술에 자꾸 의존하게 됩니다. 술에 의존하게 되면 더더욱 심한 불안감, 우울감, 자살까지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은 저와 친해지고, 정신건강의학과와 친해져야 올바르고 적절한 치료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특이 요즘 환절기에 감기에 많이 걸리게 되는데, 우리는 보통 감기 걸린 사람한테 자연스럽게 병원 갔는지? 약 먹었는지 물어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렇게 물어본다고 해서 짜증 나거나 화가 나진 않습니다. 오히려 걱정해줘서 고마워합니다. 그럼 상황을 조금 바꿔서 주변에 불안하고 우울하고 잠 못 자는 사람이 있으면 똑같이 말해줄 수 있나요? 아마 쉽지 않을 겁니다. 분명히 정신 질환으로 고통받는 분들이 우리 주변에 계시고 치료방법, 치료 양물도 있고 정신과 의사들도 있는데 병원 가는걸 굉장히 주저하고 두려워합니다. 치료를 받는 분들도 내가 진료를 받는 걸 들킬까 봐 숨기시는 게 굉장히 슬픈 현실인 거 같습니다. 물론 정신과 진료를 받는 문턱을 더 낮추어야 될 필요는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필요한 환경이나 제도개선, 사회적인 인식 변화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나부터 생각이 바뀌여야 합니다. 필요할 때 주저하지 않고 병원에 가실 수 있는 세상에 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제가 미약하게나마 작게나마 '나랑 친해집시다'의 얘기를 유튜브에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운영하고 있는 '닥터 프렌즈'라는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분들이 영상을 보고 직접 상담을 오시는 분들도 있고 치료를 시작한 분들도 있습니다. 앞으로도 저는 여러분들과 더 가까워지려고 열힘히 노력할 계획입니다. 저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의학과 선생님들이나 관련 전문가 분들이 노력을 해서 1년 뒤, 5년 뒤, 10년 뒤에는 지금보다 조금 더 나은 세상으로 바뀌지 않을까란 기대를 해봅니다. 

 

 

 

 

 

 

 

www.youtube.com/watch?v=c9rcrsdTqZU&t=44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