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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를읽다,세상을보다

내 아이의 뇌에 어떤 스토리를 심을 것인가

 

 

부모는 아이 앞에서 말조심해야 한다고 하죠. 그저 단순하게 이쁜 말을 해야 한다기보다 아이는 부모를 따라 하기 때문에 원하든 원하지 않든 아이는 나를 닮아 가고 또 그렇게 크고 있어요. 우리가 무심코 아이에게 보여주고 들려주었던 이야기가 그 아이의 삶의 방향을 결정한다면 더욱더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될 거예요. 오늘의 주제는 조금 어려울 수도 있지만 그만큼 중요하고 또 진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아이를 키우는 부모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꼭 필요한 내용인 거 같아요. 우리 모두는 연결되어 있는 존재이므로 오늘도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들어주고 또 들려주는 그런 사람이기를 바래요.

 

내가 하는 생각이 행동으로 드러나고 그 행동을 보고 있는 또 다른 사람이 나를 평가하고, 그 사람의 행동을 보고 난 어떤 존재인지를 확인합니다. 그래서 스토리를 통해서 우리는 연결이 되어있어요. 

<내 아이의 뇌에 어떤 스토리를 심을 것인가>

 

 

 


 

 

 

 

 

 

모든 부모는 자기 아이에 대해서 많은 스토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부모님들이 아이 자랑을 하다 보면 조금 과장이 들어갈 때가 있어요. 저도 어릴 때부터 어머니가 들려주는 스토리가 있었어요. 제가 2살 때 독일어로 된 그리스 로마 신화 전집을 혼자서 다 읽었다는 거예요. 그러면서 계속 그 책을 보여주곤 했어요. 그래서 제 머릿속에는 제가 두 살 때부터 책을 읽는 사람이다라고 생각을 하고 심지어 스스로 그걸 사실로 믿게 돼요. 우리의 뇌는 어릴 때 심지어 엄마 뱃속에 있을 때 들었던 소리를 기억해요. 그러다 보니 부모가 말해준 나에 대한 스토리는 당연히 아이의 머릿속에 남게 되죠. 아이는 기억을 못 하겠지만 어느 순간 부모님의 스토리가 아이의 스토리가 됩니다. 

 

 

어떤 엄마가 우리 아들은 미술천재라고 자랑을 합니다. 그다음은 보통 부모님은 이 스토리를 진실로 만들려고 해요. 우리 아기가 정말 미술천재라는 걸 증명해야 하기 위해 아이는 미술학원을 다니고 남들보다 조금 더 애써서 미술교육을 시켜요. 그럼 자연스럽게 아이가 미술을 잘하는 아이로 자라겠죠. 저 같은 경우도 부모님이 5개 국어를 가르쳐주고 싶어 하셔서 공부를 막 시키셨어요. 그럼 어릴 때부터 부모의 스토리가 아이가 잘하는 것과 맞아떨어지면서 힘을 받기 시작한 거예요. 이런 경험은 적게 혹은 크게 모든 부모님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부모님의 스토리에 우리 아이를 맞추고 싶은 거죠. 

 

 

 

 

 

 

 

 

프린스턴 대학교수 유리 하슨이 재밌는 연구를 하나 했어요. 똑같은 형태의 정보를 주고 이걸 듣는 사람의 뇌와 말하는 사람의 뇌파를 비교하는데 뉴럴 커플이라고 하는 뇌파 싱크가 일어나요. 신기하게도 똑같은걸 보고 똑같은 생각을 하면 우리 뇌파가 마치 하나가 된 거처럼 싱크가 되죠. 선생님이 아이들을 가를 칠 때의 뇌파와 아이들이 선생님에게 배울 때의 뇌파도 싱크율이 굉장히 높습니다. 심지어 수업이 끝나고 집에 돌아가서 혼자 복습을 할 때조차도 비슷한 패턴으로 뇌파가 싱크가 됩니다. 선생님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떤 정보를 전달하느냐가 그 아이의 뇌에 그대로 전달이 되기 때문에 그만큼 선생님의 스토리 파워가 큽니다. 

 

 

그런데 부모님과 아이의 스토리가 어긋나는 시기가 꼭 옵니다. 그게 바로 사춘기입니다. 우리 뇌에는 신경세포끼리 연결하는 패턴들이 있어요. 그런데 이 연결 패턴이 다 뒤집어지면서 다시 연결하는 시기가 있어요. 뇌에서 태풍이 부는 거라고 생각하면 돼요.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고 아이도 힘들어해요. 저 또한 그 시기에 부모님과의 스토리가 강하게 부딪히면서 2주마다 가출을 하고 서울역에서 노숙자처럼 지내기도 했고 반항하는 시기를 크게 겪었어요. 보통 부모님의 스토리가 아이의 스토리가 되고 선생님의 스토리가 아이의 스토리와 썩이고 어느 순간 아이는 자기만의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서 도망가죠. 그런데 이 시기의 아이는 또래집단에 의지를 해요. 그 또래 집단에서 내가 얼마만큼 인기가 있는지가 그 아이의 정체성을 찾게 해요. 저도 집으로부터 도망 나와서 제일 먼저 하는 게 PC통신이었어요. 동호회 활동도 5개씩 하고요. 온라인 활동을 하면서 저의 사회관계를 찾아갔던 거 같아요. 

 

 

 

 

 

 

 

 

요즘 아이들이 게임과 온라인 세상에서 자기들만의 네트워크에서 스토리를 찾아갑니다. 그런데 여기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 있어요. 뜻하지 않게 봤던 부작용이 나 자신을 온라인에서 보이는 세상과 비교하면서 아이가 자존감을 잃어가고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잘못 찾아가는 케이스가 많아요. 그런데 여기서 제가 스토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려고 하는 이유는 우리가 어떠한 걸 보고 내가 어떤 존재인가 또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볼 때 스토리가 내가 가는 방향성을 만들어요. 똑같은 사진을 보고 안녕이라고 인사하는 걸로 보이는지 아니면 나를 때리려고 주먹을 날리는 걸로 보이는지는 이 아이가 어떤 장면을 보고 자랐는지 그래서 머릿속에 어떤 스토리가 있는지에 따라 전혀 다르게 보입니다. 트라우마를 갖고 학대를 당했던 아이들은 누군가가 손만 들어도 움츠리게 되죠. 그래서 뇌에게 있어서는 스토리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스토리를 듣고 소화하는 뇌에서는 굉장히 많은 일들이 일어납니다. 어떤 이야기를 할 때 언어와 관련된 부위들이 뇌와 전두염, 여러 부위에서 활성화가 됩니다. 그것과 더불어서 이 이야기가 감동을 주거나 어떤 교훈을 주면 뇌에서 도파민이 분비가 돼요. 그래서 어떤 학습을 할 때 보상처럼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가 배운 것들 안에서 기쁨을 느끼고 세상을 배워나가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이야기를 듣다 보면 감정이입을 시키기도 해요. 실제로 존재하지 않은 해리포터 같은 가상인물을 보고 이 아이가 경험한 것들을 내 안에서 스스로 경험을 합니다. 내가 아닌 존재가 하고 있는 것들이 마치 내가 하는 것처럼 미러링이 되면서 뇌에서 활성화가 돼요.

 

 

 

 

 

 

 

 

또 하나는 아까 선생님과 아이들처럼 뉴럴 커플링이라고 또 다른 시점에서 내가 들었던 스토리가 내 삶에 영향을 줘서 마치 내가 살고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합니다. 이 스토리를 통해서 내가 나 자신을 또 다른 시점에서 보는 연습을 하게 돼요. 예를 들어 내가 항상 못생기고 누구나 나를 싫어한다고 생각하는 아이에게 미운 오리 새끼 이야기는 굉장히 큰 희망이 되는 스토리예요. 이렇게 작은 스토리지만 내 삶 속에서 위안을 주고 힐링을 주고 내가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주는 거예요. 그것이 바로 뇌 안에서 단순한 이야기가 그저 이야기가 아닌 굉장히 많은 영역들을 건드리고 기억과 보상과 학습의 메커니즘들에 영향을 주면서 나에게 또 다른 시점으로 나를 볼 수 있는 영향을 주죠.

 

 

 

 

 

 

 

 

피그말리온 효과는 어떤 조각가가 너무 사랑하는 조각상을 만들었는데 실제로 살아난다는 이야기입니다. 내가 하는 생각이 행동으로 드러나고 그 행동을 보고 있는 또 다른 사람이 나를 평가하고, 그 사람의 행동을 보고 난 어떤 존재인지를 확인합니다. 그래서 스토리를 통해서 우리는 연결이 되어있어요. 그런데 그 연결을 통해서 나라는 존재는 계속 바뀌게 되어있죠. 뇌는 기억 속에서 기억을 팩트 중심으로 뽑아내지 않아요. 우리는 기억 속에서 이야기를 끄집어내고 이야기를 통해서 나를 재조명하면서 그 기억을 하나의 스토리로 가지고 있어요. 

 

 

 

 

 

 

 

 

모든 부모는 자기 아이가 똑똑해 지길 원해요. 그런데 많은 연구들을 봐도 똑똑함과 행복함이 그렇게 큰 상관관계가 없어요.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건 누군가와 함께 할 때, 잘 어울릴 때, 내 손을 잡아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을 때 누군가와 연결될 때 우리는 더 행복하거든요. 그래서 이야기를 아이에게 심어줘야 하는 이유는 아이가 힘들 때 자기 이야기를 누구한테 할 수 있어야 해요. 그리고 스스로에게 괜찮아, 나는 이 순간이 지나가면 잘 살 수 있어라고 자기만의 이야기를 가질 수 있는 아이가 될 수 있어야 하고요. 그런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는 연결이 돼요.

 

 

결과적으로 세상 밖으로 나올 때 연결을 가질 수 있고 자기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고, 자기 이야기를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있는 아이가 더 행복해요. 그런 의미에서 이야기는 우리 모두에게 중요합니다. 내 아이의 뇌에 어떤 이야기를 심을지 같이 고민해주셔서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데 함께 힘을 합쳤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www.youtube.com/watch?v=Z-3H2HJhLr8